2020-04-20 10:36 (월)
코로나19 환자 입원대기 중 사망 방지, 최우선 정책으로
코로나19 환자 입원대기 중 사망 방지, 최우선 정책으로
  • 안강필 기자
  • 승인 2020.03.0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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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치료체계 전면 개편,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 등 4단계로

지금부터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병상이 부족해져 중증 환자가 집에서 입원 대기 중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치료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지금까지는 증상의 경중과 관계 없이 입원치료에 집중했지만 2일부터는 '환자 중증도 분류 및 병상 배정 지침'에 따라 확진자를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 등 4단계로 분류한다. 경증환자는 관리가 가능한 시설에 격리해 관리하다가 증세가 악화되면 병원으로 옮기고,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1일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중증환자는 처음부터 전담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한다.

당국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병상 부족으로 확진 환자 1600여명이 대기하며 자가 격리하고 있는데 이미 병상을 제때 배정받지 못해 집에 머물다 사망한 환자는 모두 3명이나 된다. 모두 고령자에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이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치료가 절실한 고령 중증환자는 큰 병원에 우선 입원 시켜 적절한 진료를 받도록 하고, 상대적으로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별도 격리시설에서 치료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종 감염병 피해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완화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 집단들은 이미 지난 달 중하순부터 대응 방안의 분리를 강력하게 요구했는데 정부 당국이 너무 느리게 대응해 세 명의 목숨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자가격리 중 사망한 13번째 사망환자(74, 남성), 자가격리 중 자택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다 갑자기 호흡곤란과 사망에 이른 14번째 환자(70, 여성)도 이에 해당한다.

결국 병실 상태를 먼저 살펴 사망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아니라 격리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편 방역 당국은 그간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번지던 코로나19 확산이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등 적극적 차단조치에 힘입어 전국 확산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고 보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대구 환자 2569명 중 1661명 입원 대기

 

당국에 따르면 대기 환자 가운데 우선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19명이다.

이날 오후 대구지역 확진자가 136명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입원 대기 확진자는 17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은 모든 확진자가 입원 치료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경증보다 상태가 안 좋은 '중등도' 이상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국가 운영시설이나 숙박시설을 활용해 지역별 '생활치료센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생활치료센터에는 전담의료진이 배치돼 시설 내 확진자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의료진이 입원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키게 된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구 지역은 당장 2일부터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고 12개 시설로는 부족할 것에 대비해 대구 인근에서도 몇 개 더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방역 당국은 퇴원기준도 변경해 의료기관에 입원했어도 증상이 호전되면 우선 퇴원하고, 치료 담당 의사와 환자관리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나 자가에서 요양하도록 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24시간 간격으로 시행된 바이러스 검사에서 2회 연속 음성이 나와야 하는 격리해제 기준을 충족한 이후 퇴원을 결정했다.

효율적인 병상 관리를 위해서다. 방역당국은 현재 국내 환자 중 치명률이 높은 위중한 환자는 5%, 중증은 14% 수준으로 경증은 81% 정도로 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환자의 80%는 경증으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고령자, 지병환자는 중증으로 가거나 사망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완화전략으로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유행 초기에는 외국에서 유입을 차단하는 '검역'과 격리조치 위주의 전략을 쓰지만, 어느 정도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면 피해 최소화에 대한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며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정부 발표 기준일 0시로 변경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대구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정부의 강력한 조치와 대구시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애초 우려했던 빠른 속도의 전국 확산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그렇다고 전국 확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박 장관은 강조했다.

박 장관은 "산발적인 코로나19 감염은 지역별로 계속 발생하고 있다""전국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한다. 앞으로 12주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가 앞으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통계를 매일 0(자정) 기준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3천여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날짜별로 환자 변화 폭을 정확히 집계하고,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의 통계가 달라 혼란을 초래하던 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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