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취업의 기회가 많지 않음에도 간신히 이 벽을 뚫어 취업에 성공한 이들이 의외의 장벽을 만났다. 4월 1일 일본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입사할 예정이던 이모(25)씨에게 지난 5일 오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일본 업체 측은 "취업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입사가 어려울 수 있다"며 채용을 잠시 연기하겠다고 이씨에게 통보했다. 대구 출신인 이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취업비자 발급이 보류된 상태였다.
입사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전적으로 취업 비자가 해결나야 하는데 이것은 일본 정부의 의지 문제다. 이씨는 "오는 10월 1일 전까지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채용이 취소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본 정부가 지난 5일 갑작스럽게 한국인과 한국 방문자의 입국 제한을 강화하자 일본 기업에 취업이 확정됐다가 입사가 무기한 연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 입국비자 면제를 정지시키면서 보다 엄격한 비자 발급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라 취업 비자의 경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일이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채용 내정(합격) 통지를 받고 곧 일본에 갈 준비에 여념이 없었는데 당황스럽다"며 "1년 가까이 준비해 합격한 회사인데 다니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니 너무 걱정된다"고 했다.
이씨는 "경북 청도 출신인 입사 동기가 있는데, 그 친구는 이미 지난달 말 채용 보류 통지를 받았다고 들었다"며 "연락하고 지내는 일본인 동기들도 매우 놀라 회사에 문의하고 있다. 실제로 채용이 취소되는 일까지는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국 대구 청도 경산 등에서 취업을 준비한 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더욱 나가기 어려운 상태다.
3년 준비 끝에 일본 호텔업계에서 합격 통지를 받은 김모(29)씨도 오는 15일 일본 입국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김씨는 이미 취업 비자가 있음에도 입사일이 기약 없이 미뤄졌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9일부로 발급한 비자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하면서다.
김씨는 "일본이 자국민 안전을 지키려 당연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는 생각한다"면서도 "혹 입사가 아예 취소될지 회사에서 별다른 설명이 없어 불안하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에 일본 취업 관련 업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의 한 일본 취업 중개업체 관계자는 "4월에 일본 건축회사에 입사할 예정이던 학생에게도 입사가 한두 달 연기됐다는 연락이 지난 5일 왔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일본 취업 관련 업계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부산의 한 취업 중개업체 관계자도 "당분간 취업 알선이 어려워질 것 같고, 장기화할 수 있는 문제라 더욱 걱정된다"며 "일본이 올림픽을 앞두고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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