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 “국방력 문제없다"
![국방예산도 조금씩 손을 대 전체 긴급재난지원금 예산 집행이 빚을 지지 않도록 했다. [출처=연합뉴스]](/news/photo/202004/166444_138093_141.jpg)
국민이 염려하는 빚을 내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정부 방침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재원은 정부가 예고했던 대로 빚을 지지 않고 마련한다. 대신 국방·사회간접자본(SOC)·공적개발원조(ODA) 분야 등에서 기존에 쓰기로 했던 사업비를 줄이거나 각종 기금 재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방력이 떨어지거나 철도 완공 시점이 늦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구조 조정 대상을 선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적자국채 없이 세출 구조조정 등으로 7.6조원 마련
정부가 16일 임시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2020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보면,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9조7000억원 중 중앙정부 부담분은 7조6000억원이다.
이 중앙정부 부담분 전액은 지출 구조 조정과 기금 재원 활용으로 조달한다. 적자국채는 한 푼도 발행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지출 조정 중 사업비 삭감 액수는 총 2조4052억원이다.
가장 규모가 큰 사업비 삭감 분야는 국방으로, 총 9047억원이나 줄어든다. 전투기 F-35A·해상작전헬기·이지스함 광개토-Ⅲ 도입과 같은 방위력 개선 사업 입찰이나 계약 지연 등에 따른 조정이다.
국가기간설비인 SOC에서는 5804억원이 준다. 철도사업 연차별 투자계획 변경(5500억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외지원금인 ODA에서도 개발도상국 차관·해외봉사단 사업 등을 조정해 2677억원을 마련한다. 환경에서는 스마트 지방상수도 지원, 수질개선지원 등에서 2055억원을 감액한다.
기타 경찰서 등 청사 신축 사업 공사비, 국가배상금 조정 등으로 2076억원을 줄인다.
우선적으로 꼭 해야 할 곳에 먼저 쓰자는 취지다.
이밖에 농·어업(1693억원), 산업(500억원), 교육(200억원) 분야에서도 예산이 삭감된다.
정부는 또 공무원 인건비 삭감으로 6952억원을 확보한다. 채용시험 연기로 쓸 곳이 사라진 인건비(2999억원), 권장 휴가 확대를 통한 연가보상비 전액(3953억원)이 삭감 대상이다.
국민의 일꾼인 공무원부터 고통분담에 동참하자는 것이다.
또 최근 금리 하락으로 올해 예산 편성 당시 상정했던 국고채 이자율 2.6%를 2.1%로 낮추면서 27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유가 하락도 반영해 군 장비·난방 연료비, 해경 함정·경찰 차량 유류비도 2242억원 감액한다.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의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신규 예탁 축소를 통해서 2조8000억원을 조달한다.
외평기금은 원화가치가 급등할 때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와 같은 외화를 사들이기 위해 마련하는 기금으로, 최근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원화 자산 확보 필요성이 낮아진 점을 고려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 같은 지출 조정으로 총 6조4000억원을 조달한다.
정부는 지출 조정 이외에도 기금 재원을 활용해 총 1조2000억원을 확보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금의 일반회계 반환 확대(5000억원), 주택도시기금(4748억원)·농지관리기금(2000억원) 공자기금 예탁 확대 등이다.
이번 정부의 구조조정은 작년 말 512조3000억원으로 확정된 올해 예산의 1%가 넘는 분야의 지출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국방예산 삭감은 꼭 필요한 곳만
특히 국방예산 삭감은 국방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절감할 수 있는 예산부터 따져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에 일각에서 걱정하는 일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특히 방위력 개선 사업은 구조조정으로 전력화 시기가 미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사업을 추릴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전력화 시기 지장 여부였다"며 "F-35 등 해외 도입 무기 달러화 대금 중 당장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을 전략적으로 환율 상황이 나아졌을 때 지급하는 개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철도 예산에 대해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철도 사업 조정은 광역급행철도(GTX)는 아니고 일부 노선이 단선 철도로 하려다 전철화로 변경된 경우가 있어 설계 기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외평기금 신규 예탁 축소도 외환시장 대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애초에 올해 공자기금에서 빌리기로 한 외평기금 액수는 12조원 상당"이라며 "급격한 원화 절상 등의 가능성은 평년보다도 떨어진다는 것이 시장의 공감대로, 정부의 대응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ODA 구조조정은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상황 지속에 따라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집행이 곤란하기 때문에 감액할 수밖에 없는 부문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감액으로 경제성장에 차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일정 차질이나 집행상 계약 지연 등으로 집행이 어려운 분야를 선정했고 애초 사업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감액했다"며 "감액 사업은 지연 사유 해소되는 대로 정상 집행되도록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우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연가보상비 삭감은 고통 분담 차원
공무원의 연가보상비 전액 삭감은 공공부문의 고통 분담 차원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5급 공무원 기준으로 의무 휴가를 쓰지 않았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은 연간 약 107만원 수준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연가보상비를 받지 못하게 되면 공무원이 휴가를 더 많이 쓰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졌을 때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적극적인 참여는 불가피하고 가장 효과적이고 신속한 방안이 연가보상비 감액"이라며 "전 공직 사회 공무원이 충분히 양해하고 이해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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