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 경찰이 삼성과 협력업체인 STI서비스 관계자 등 모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경기지방경찰청·화성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은 26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현재까지 삼성 측 3명, STI서비스 측 3명 등 모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불산누출의 최초 원인은 '밸브 이음쇠 부분의 노후화와 볼트 부식'으로 추정했으며 1차 누출 이후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과정에서 2차 누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불산가스 누출 발생 당시 화성사업장에는 현장 경보음조차 울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불산 누출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11분께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11라인 중앙화학물질 공급시스템(CCSS)에서 협력업체인 STI서비스 근무자 정모(43)씨가 최초 발견했다.
이에 STI서비스 측은 불산누출 부분에 내산봉투를 받쳐두는 임시조치를 한 뒤 1시간여 만인 같은 날 오후 3시8분께 불산누출 사실을 삼성 측에 알렸다.
이후 누출사실이 최초 파악된 뒤로 10시간이 지난 다음날인 28일 0시13분께 11라인 파트장인 STI서비스 박모(34·사망)씨 등 3명이 누출 부위인 밸브 교체작업에 나서 오전 3시21분께 1차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교체 이후에도 불산이 계속 누출되자 같은 날 오전 4시36분께 박씨 등 4명은 추가 보수작업을 벌여 오전 6시31분께 작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시간여 뒤 박씨는 목과 가슴에 통증을 호소, 동탄성심병원을 거쳐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옮겨졌으나 치료 중 사망했고 나머지 작업자들인 서모(57)씨 등 4명은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경찰이 확보한 사고 당일 CCTV에는 불산가스가 뿌옇게 누출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실제 경찰이 공개한 1분26초 분량의 CCTV 영상에는 작업자들 사이에서 뿌옇게 불산가스가 누출되자 작업자들이 다급하게 밖으로 뛰쳐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CCTV에는 또 STI서비스 작업자들이 같은 날 오전 5시52분께부터 총 9대(대형 2대, 소형 7대)의 배풍기를 이용해 이 중 8대를 가동한 뒤 같은 날 오후 5시59분께 이동시킨 모습도 찍혔다.
그럼에도 사업장 불산 누출을 알리는 경보음은 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불산사고의 1차적 원인을 11라인 CCSS 내 불산탱크 밸브의 이음쇠 부분(고무패킹) 노후화와 볼트 부식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그러나 불산 누출량과 2차 피해 발생여부, 유해화학물질관리법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사항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과 아직 공조수사 중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입건된 이들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무 최모(54)씨, 부장, 팀장 등 삼성 측 안전관리책임자 3명과 사업장 내 불산탱크 등을 관리하는 협력업체 STI서비스 전무 최모(50)씨, 부장, 직원 등 4명이다.
여기에는 불산 누출현장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STI서비스 파트장 박씨도 포함돼 실질적인 입건 대상자는 6명이다.
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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