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대공원 사자 우리에 놀이기구를 넣으려던 50대 사육사가 사자에 물려 사망했다.

지난 12일 오후 2시45분경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내 맹수마을에서 사육사 김모(53)씨가 사자에 물려 숨졌다.

김 씨는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긴급호송돼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대공원측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후 1시30분경 대공원이 사자 등 맹수를 상대로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실시한 직후에 일어났다.

한 달에 2~3차례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은 맹수의 야성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장난감이나 고깃덩어리로 사자를 유인해 움직임과 흥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약 20분간 진행된다.

대공원 측은 프로그램을 끝낸 뒤 사육사 김 씨가 방사장을 정리하기 위해 우리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원 측은 사자가 있던 우리를 폐쇄하고 사자를 격리 조치시켰다. 현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은 AI로 인해 지난 8일부터 임시휴장에 들어간 상태여서 일반 관람객은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CCTV 분석과 대공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신정윤 기자 다른기사 보기